
지난 23일 유로 터널과 도버 항으로 이어지는 영국 동남부 맨즈턴에 트럭들이 길게 늘어서있다. 프랑스 정부는 영국에서 오는 차량을 일시 막았지만, 이날부터 이를 완화하는 대신 코로나 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온 운전자만 입국시키기로 했다. AP=연합뉴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전파력 70% 강해
독일 바이오엔테크 대표는 “걱정 말라”
mRNA 백신, 과학적으로 적응력 강해
필요하면 6주내 새 백신 개발도 가능
바이러스 변이는 흔해…위험한 변신도
변이, 언제 어디서나 출현 가능 시한폭탄

지난 23일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한 여성이 성탄 축하 무늬가 새겨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이탈리아도 이번 성탄절을 이동 제한 속에서 보낼 전망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확산속도 70% 빠른 변이 바이러스 확산
성탄절을 앞두고 전에 없이 강력한 방역 명령을 내리면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크리스마스를 앗아간 총리’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됐다. 그런데도 과감한 방역명령을 내린 것은 상황이 그만큼 급하다는 의미다.

영국의 코로나 상황을 설명하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AP=연합뉴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개발한 독일 바이오 기업 바이오엔테크의 우르 샤힌이 자사 백신이 유럽의약청(EMA)의 인시사용 승인을 받은 22일 독일 마인츠의 본사에서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사 백신이 변이 백신에도 들얼 것이며, 필요하면 6주 정도 들여 새 백신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이오엔테크 대표, “백신, 변이 바이러스에도 작동”
특히 세계 최초로 접종이 이뤄진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코로나 백신인 BNT126b2를 개발한 독일의 제약업체인 바이오엔테크의 우르 샤힌 최고경영자(CEO)는 이에 대해 자세한 설명하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샤힌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염려하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믿는다”라고 잘라 말했다.

독일 베를린 중앙역 로비에 지난 23일 성탄을 축하하는 장식이 걸린 가운데 여행객들이 지나가고 있다. 방역에 따른 제한 조치로 한산하다. AP=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가이즈 병원의 간호사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이 제품은 mRNA 백신으로 변이 바이러스에도 충분히 들을 것으로 기대된다. AP=연합뉴스
mRNA 백신 작동 원리가 근거
이 회사의 백신은 단백질을 생산하는 설계도인 mRNA로 이뤄졌다. 백신을 인체에 접종하면 인체가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도록 지시하게 된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표면에 있는 뾰족한 스파이크는 인간의 세포 표면에 있는 ACE-2라는 수용체와 결합해 바이러스가 인체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준다. 세포 안에 들어간 바이러스는 그 안에 있는 인간 유전물질을 활용해 다른 바이러스를 증식한다. 박테리아를 비롯한 다른 미생물과 다른, 바이러스만의 독특한 생존술이다.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코로나19 고해상 전자현미경 사진. 동그란 것이 바이러스이고,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이 스파이크다. 사진=뉴스1

스위스 루체른에서 지난 23일 90세 여성이 이 나라 최초로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제품이다. 스위스는 백신 개발국도, 생산국도 아니지만 서유럽에서 영국 다음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AP=연합뉴스

독일 연방군 군인들이 지난 23일 베를린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있다. 독일은 27일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다. AP=연합뉴스
바이러스 특성상 유전적 변이 흔해
문제는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 안에서 인간의 유전물질을 이용해 자신을 복제하는 과정에서 염기가 빠지는 결손이나 위치가 바뀌는 치환이 일어나면서 유전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바 돌연변이다.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다른 생물의 유전물질을 이용해 증식한다는 특성 때문에 결손이나 치환이 흔하게 나타난다. ‘영국 코로나19 유전체학(COG-UK) 컨소시엄’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견된 변이가 스파이크 지질 단백질에서만 모두 4000개에 이른다.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 오르비에토에 성탄을 앞둔 22일 설치된 동방박사 3명의 인형. 팬데믹 시대상을 반영해 마스크와 안면 보호장비를 두른 모습이다. EPA=연합뉴스
변이되면 전파능력·병원성 등 변화
바이러스에서 결손과 치환이 일어나면 전파 능력이나 병원성이 변하든지, 침입한 인체의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등 특성이 바뀐다. 통상 결손과 치환 등으로 바이러스의 특성이 어느 정도로 변하면 ‘변이’, 변화가 커서 아예 다른 종으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면 ‘변종’으로 판단한다. 변이와 변종의 경계는 모호하다.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지난 23일 군인들과 셩찰이 무장 트럭과 오토바이를 타고 이날 이 나라에 처음으로 도착한 화아지바이오엔테크 백신의 운송 차량을 호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7군데에서 염기서열 변화
변이 바이러스는 12월 중순까지 이 지역에 급격히 퍼져 영국 전체의 코로나 확진자 급증으로 이어졌다. 연구 결과 이 변이 바이러스는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하는 데 필요한 스파이크(돌기)를 이루는 스파이크 당단백질의 구조를 바꾸는 것으로 드러났다. 스파이크 당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세포 안으로 침입할 때 통로 역할을 하는 인체의 ACE-2 수용체에 결합하는 물질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를 거친 변이 바이러스는 인체에 침투하는 능력이 훨씬 강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 증가로 이어졌다.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는 모두 23군데에서 유전체를 이루는 염기의 결손이나 치환이 발견됐는데 이 가운데 17군데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는 표현 돌연변이, 6군데는 구주에 변화를 유발하지 않는 비표현 돌연변이로 나타났다. 즉, 17군데에서 염기 서열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주사바늘에 남은 주사액의 뒤로 코비드19라는 글자가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에선 신속 조치로 변이 확산 막아

한 이스라엘 여성이 지난 23일 텔아비브에서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다. 인구 7000만의 이스라엘은 전 국민이 맞을 수 있는 1400만 회 분량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확보했다. 이스라엘은 백신 개발국도, 생산국도 아니다. AFP=연합뉴스
정부는 변이 바이러스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상세한 과학적 설명 제공과 대책 제시로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동시에 백신 확보를 위한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과학의 명령이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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