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플린을 사면했다. 임기를 두 달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단행된 사면에 민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임기 두달 남기고 '허위 진술' 혐의 플린 사면
'기부금 사취' 스티브 배넌도 사면 가능성 제기
"탈세 혐의 등 트럼프도 '셀프 사면' 시도할 것"
펠로시 "대통령 사면권 남용 막는 법안 추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플린의 완전한 사면을 발표하게 돼 영광"이라면서 "그와 가족이 멋진 추수감사절을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남겼다.
백악관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사면 소식을 전하며 "플린은 원래 결백했기 때문에 사면이 필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늘의 조치는 죄 없는 미국의 영웅에 대한 부당함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밝혔다.
플린 전 보좌관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가 트럼프 선거캠프와 결탁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로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 취임 직전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나 오바마 행정부의 제재를 푸는 방안을 논의했는데, 조사에서 "그런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후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7년 초 뮬러 특검팀에는 이런 사실을 인정했지만 지난 1월 변호인을 바꾼 뒤 말을 바꿨다. FBI의 함정수사로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오히려 법원에 기소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두 번이나 유죄를 인정한 국가안보보좌관을 대통령이 사면한 것은, (범죄) 기록을 지워주는 것 이상의 의미"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트럼프 퇴임 전까지 사면 릴레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역시 '러시아 스캔들' 관련 유죄 판결을 받은 릭 게이츠, 조지 파파도풀로스 전 보좌관이 벌써부터 사면 대상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멕시코 장벽을 건설하겠다며 거둔 기부금을 사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전략가, 지난달 해외 로비사건으로 유죄를 인정한 트럼프 후원자 엘리엇 브로디도 사면할 거란 이야기가 나온다.
2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많은 법학자가 밝혔듯, 나 자신도 사면할 수 있는 절대적 권한이 있다. 하지만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그러겠는가"라는 글을 올려 '셀프 사면'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사면을 위해선 일단 죄를 인정해야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상 과연 그럴 수 있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또 "자신의 사건에는 누구도 판사가 될 수 없다"는 법 원칙에 비춰 볼 때, '셀프 사면'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CNN 등은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해 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럼 움직임에 이번에 다시 하원의장으로 뽑힌 민주당 낸시 펠로시 의원이 발끈했다. 그는 플린의 사면을 두고 "심각한 부정부패이자 뻔뻔한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새로 구성된 의회에서 대통령의 사면권 남용을 막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법이 통과될 가능성은 작아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를 막기는 힘든 상황이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기사 및 더 읽기 ( '러시아 스캔들' 플린 사면한 트럼프, 결국 '셀프 사면'도 할까? - 중앙일보 - 중앙일보 )
https://ift.tt/2JfeVXi
세계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러시아 스캔들' 플린 사면한 트럼프, 결국 '셀프 사면'도 할까? - 중앙일보 - 중앙일보"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