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극복 자신감 미국, 대대적 독립기념일 축제 - 한겨레

바이든, 백악관 1000여명 바베큐, ‘코로나 독립’ 연설
백악관 “지난해와는 다른 자유·기쁨·재회의 여름”
코로나19 상황 호전되고 일자리 증가 등 경기 회복세
전문가들 “백신 접종률 낮은 곳서 델타변이 확산 우려”

미국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각)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잔디밭)에서 기념식 행사 준비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민들이 울타리 바깥에 모여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함께 빠르게 경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이 대대적인 7월4일 독립기념일 축제를 벌인다. 하지만 델타 변이 확산 와중에 독립기념일 연휴가 자칫 코로나19 증폭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4일 저녁 백악관 잔디밭에서 의료 종사자, 구급대원, 군인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바베큐 파티를 열고, 독립기념일 및 ‘코로나19로부터의 독립’에 관한 연설을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뒤 방역과 백신 접종 확대, 경기 부양책 등 코로나19 대응에 최우선의 초점을 맞춰왔고, 7월4일을 코로나19 독립 목표일로 삼아왔다. 백악관 앞 내셔널몰에서의 성대한 불꽃놀이도 이날 밤 9시9분부터 17분 동안 펼쳐진다. 백악관은 각 지방 정부에 “미국은 지난해와는 극적으로 다른 여름을 맞고 있다. 자유와 기쁨, 재회, 기념의 여름”이라고 안내하고, 이번 독립기념일에 미국인들이 대규모 퍼레이드와 축제 등에 참가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각 주와 카운티 등 지역 단위에서도 축제 행사들을 마련했다. 지난해 독립기념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독려에도 지자체들은 전통적인 행사를 취소하고 주민들에게 모임 자제를 요청했다. 미국이 팬데믹(전염병의 대유행)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독립기념일을 즐기는 것은 코로나19와 경기가 호전되고 있다는 자신감에서다. 미국 성인 가운데 백신을 최소 1차례 맞은 이는 67%에 이른다. 지난 1월 하루 25만명에 이르던 신규 확진자는 최근 1만3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루 3000명 넘던 사망자 숫자는 200명대로 내려왔다. 경기 회복도 뚜렷하다. 미 노동부는 6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인 85만개 늘었다고 지난 2일 발표했다. 1년 넘게 웅크렸던 미국인들은 ‘보복 여행’에 나섰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1~5일 독립기념일 연휴기간 자동차나 항공기를 이용한 여행객이 4470만명에 이를 걸로 예상했다. 지난해 대비 40%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였던 2019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미 교통안전청(TSA)은 지난 2일 기준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사람이 219만6411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이 낮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독립기념일 연휴를 거치며 코로나19가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미주리, 아칸소, 네바다, 콜로라도, 유타 등 5개 주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과 더불어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증가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립기념일까지 성인의 70%에게 최소 1회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으나 젊은이들의 백신 기피 등으로 인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50개 주 가운데 18개 주만 70% 접종 목표를 충족했다고 시엔엔>(CNN)은 전했다. 하버드 의대 애디트 네루커 박사는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독립기념일 연휴가 (코로나19) 슈퍼 전파 이벤트가 될까봐 걱정”이라며, 마스크 없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행동은 “델타 변이를 증폭시키는 배양 접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달성이냐, 더 위협적인 바이러스로 인한 추가 발병이냐의 두 개의 경로를 바라보고 있다고 짚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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