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군사·인권·기술 등 긴장 고조 속 첫 대면
쿼드 정상회의 및 미 국무·국방 한·일 방문 직후
블링컨 “깊은 불일치 포함해 광범위한 논의할 것”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미-중 고위급 대면 회담이 다음주 알래스카에서 열린다. 미 국무부는 토니 블링컨 장관이 오는 18일(현지시각)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중국의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나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10일 발표했다. 회의에는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참석한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회담 이튿날인 19일 워싱턴으로 복귀한다고 덧붙였다. 미-중 고위급 대면 회담은 블링컨 장관이 16~18일 일본, 한국을 잇따라 방문해 각각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한 뒤 미국으로 복귀하는 길에 앵커리지에 경유해 이뤄지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오는 12일에는 미국, 일본, 인도, 오스트레일리아(호주) 4개국 협의체로 중국 견제 성격을 갖고 있는 ‘쿼드’가 화상으로 첫 정상회의를 연다. 중국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못지 않은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혀온 바이든 정부가 중국 견제를 위해 지역내 동맹들과의 정상 및 고위급에서 긴밀한 조율을 마친 직후 미-중 고위급 대면 회담이 열리는 것이다. 장소를 앵커리지로 정한 것은 미국 본토가 아니어서 중국이 양보한 듯한 인상을 덜어준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A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은 무역과 기술 갈등을 비롯해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긴장, 신장 위구르와 홍콩, 대만을 둘러싼 인권·민주주의 문제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10일 2시간 동안 이뤄진 첫 통화에서 이같은 사안들을 놓고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쪽의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열리는 첫 고위급 회담은 우선 미-중 양쪽이 얼굴을 마주한 채 서로의 의중을 탐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긴장 완화로 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상황을 악화하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은 동맹들과의 연대를 등에 업고 핵심 이익들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중국에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10일 트위터에 이번 미-중 고위급 회담 개최 예정 사실을 알리면서 “우리가 깊은 불일치를 갖고 있는 것들을 포함해 광범위한 이슈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에 대해 “미국 영토에서 열린다는 점과, 우리가 아시아·유럽의 파트너·동맹들을 만나 긴밀하게 상의한 뒤 열린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키 대변인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파트너들과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중 고위급 회담이 정례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에 출석해 “현재로서 이후 연속적 관여를 할 의도는 없다”며 “그런 관여가 뒤따르려면 우리가 중국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이슈들과 관련해 손에 잡히는 진전과 결과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로이터> 통신에 “중국이 미-중 관계에서 문제들은 중국 탓이고 공은 미국 쪽으로 넘어갔다는 최근의 메시지를 반복한다면 이번 회담에서 긍정적인 것은 아무 것도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는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대응에서는 중국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혀와, 이번 회담에서 이같은 협력 의제들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접근에서도 미국은 중국의 협조를 원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Let's block ads! (Why?)
기사 및 더 읽기 ( 미-중, 18일 알래스카에서 첫 고위급 대면회담 - 한겨레 )
https://ift.tt/3t7NKQ6
세계
Bagikan Berita Ini
0 Response to "미-중, 18일 알래스카에서 첫 고위급 대면회담 - 한겨레"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