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구조대원들이 4일 시즈오카현 아타미시의 산사태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아타미/교도, 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중부지역에서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시즈오카현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2명이 숨지고 20여명이 실종됐다. <교도통신>과 <아에프페>(AFP) 등 외신을 보면, 3일 오전 10시30분께 도쿄에서 남서쪽으로 90여㎞ 떨어진 시즈오카현 해안도시 아타미시의 아즈산에서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면서 산 아래 주거지역을 덮쳤다. 10여명이 구조됐으나, 2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20여명은 아직 행방불명이다. 주택 10채 이상이 흙더미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등 100채 이상이 피해를 입었으며, 주민 18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대, 자위대가 동원돼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어, 사망자 확인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아타미시의 쇼핑 거리에서 일하는 치에코 오키(71)는 “커다란 전선탑들이 마구 흔들려서 무슨 일인가 싶어 보니까 이미 산사태의 흙더미가 휩쓸고 지나간 뒤였다”며 “정말 무서웠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다른 주민은 “꽝 하고 엄청난 소리가 났다”고 말했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산사태로 발생한 흙더미가 순식간에 집과 버스, 승용차 등을 덮치는 장면이 생생하다. 흙더미는 경사면을 따라 해변까지 몇백 미터를 흘러내렸다. 이날 산사태가 난 시즈오카현을 비롯해 가나가와, 지바현 등 일본의 태평양 연안 지역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최대 400~500㎜의 폭우가 쏟아졌다. 시즈오카현 지역은 이날까지 최근 48시간 동안 313㎜가 내려서, 7월 한 달 평균 강수량 242.5㎜보다 더 많은 비가 내렸다. 시즈오카현 하라쓰카시에선 가나메카와 등 시내를 흐르는 6개 하천이 범람할 위험이 커져 주변 주민 약 20만명을 대상으로 ‘긴급안전확보’가 발령됐다. 긴급안전확보는 일본 정부가 올해 5월부터 변경한 5단계의 재해 경계수위 중 가장 높다. 긴급안전확보 발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도쿄와 오사카를 오가는 도카이 신칸센의 운행도 일시 중단됐다. 가와카쓰 헤이타 시즈오카현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산사태 원인에 대해 “폭우가 오래 지속한 것과 지반이 약해진 것 등 다양한 요인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후 5시 폭우 피해 대책을 논의하는 관계 각료 회의를 총리관저에서 열고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책실을 설치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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