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바 아바나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11일 시위대와 경찰이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아바나=AP 연합뉴스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가 벌어진 쿠바에서 소셜 미디어 접속이 12일(현지시간)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쿠바 정부가 '선동'을 막으려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인터넷 모니터링 업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이날 쿠바에서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등 소셜 미디어가 접속되지 않고 있다. 트위터 접속은 아직 가능하나 쿠바 당국이 원하면 추후에라도 차단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체 관계자는 소셜 미디어가 시위를 부추겼다고 판단한 정부가 이를 막아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 연설에서 "미국 마이애미에 있는 쿠바계 미국인 '마피아'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위를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쿠바 정부의 소셜 미디어 접속 차단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 뉴욕 바루크대학의 라틴 아메리카 전문가인 테드 헨켄은 AP통신에서 "쿠바에서 모바일 인터넷 접속이 처음 가능해진 2018년 말 이후 시위 조직 등이 가능해지자 정부가 주기적으로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쿠바 국민의 절반 이상이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전날 쿠바에서는 이례적으로 큰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1994년 이후 최대규모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경제봉쇄 등으로 인한 오랜 경제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고까지 겹치자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온 것이다.
이번 시위는 쿠바와 미국 관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쿠바 정권이 시위를 미국의 제재·선동 탓으로 돌리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민심에 귀 기울이라"며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쿠바 국민은 독재 정권으로부터 자유를 요구하고 있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고 "쿠바 정부가 국민의 목소리를 잠재우려는 시도나 폭력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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