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국민투표를 거쳐 동성 결혼을 합법화한 26일(현지시간) 수도 베른에서 한 여성이 자신의 파트너와 포옹하고 있다. [베른 AFP = 연합뉴스]](https://file.mk.co.kr/meet/neds/2021/09/image_readtop_2021_919341_1632723568479642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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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AP통신은 스위스에서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유권자의 64.1%가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모두를 위한 결혼' 법안에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스위스 내 26개 칸톤(자치주) 전체에서도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받았다.
이로써 스위스는 세계에서 30번째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나라가 됐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동성 파트너가 자녀를 입양하거나 레즈비언 커플이 정자 기증을 통해 자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스위스는 200년에 이른바 '시민 결합(civil union)' 제도를 도입해 동성 커플의 민법상 권리를 인정한 바 있다. 이후 끈질긴 사회적 논쟁을 거쳐 동성 커플이 결혼을 통해 이성 커플과 완벽히 동등한 법적 권리를 인정받게 됐다. 스위스 의회는 지난해 12월 과반수 찬성으로 '모두를 위한 결혼'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우파 정당의 끈질긴 반대로 인해 결국 국민투표를 거쳐 법제화를 끝냈다.
인구 850만여 명의 스위스는 지리적 폐쇄성과 엄격한 프로테스탄티즘 전통 등으로 인해 보수적인 색채를 강하게 띠는 나라다. 1981년에서야 헌법에 남녀평등 원칙을 명문화됐고 모든 스위스 여성들이 투표권을 부여받은 것도 1990년의 일이었다.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법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정부가 이번 결정을 신속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위터에 "(이번 투표 결과로) 모든 커플은 미래에 법 앞에서 평등하게 대우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성·동성을 떠나) 모든 사람이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가지고 결혼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소수자 단체에서는 이번 투표 결과를 환영하며 환호성을 터뜨렸다. AP에 따르면 제네바 성소수자(LGBT) 연합회 공동 회장인 로라 루소는 기뻐하는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오늘은 우리와 스위스에게 역사적인 날이며 우리가 수년 동안 기다려온 위대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동성 결혼은 지난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벨기에(2003년) △스페인·캐나다(2005년) △노르웨이·스웨덴(2009년) 등 주로 유럽·북미 국가들에서 합법화됐다. 북중미와 남미에서는 △아르헨티나(2010년) △브라질·우루과이(2013년) △콜롬비아(2016년) △코스타리카(2020년) 등이 동성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대만(2019년)과 태국(2020년)이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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