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노점상 분신으로 시위 발화
민중 시위로 정권교체와 변혁 시도
이집트, 선출 대통령 독단정치에 또 시위
국민 뜻 무시 지지파만 믿다가 반발 불러
그 틈 이용해 쿠데타로 군사정권 복귀
리비아·예멘, 새 정부 무능·분열로 내전
시리아선 내전으로 21세기 최악 희생
난민 발생과 기아·전염병 인도주의 비극
유가 하락으로 산유국 사정도 어려워져
바이든 행정부 적극적 중동정책 가능성
한국도 적극적인 중동·아랍 외교 펼칠 때

'아랍의 봄' 당시인 2011년 3월 29일 리비아의 무아마르 가다피 정권에 맞서 싸우던 반군 병사가 정부군의 포격이 시작된다며 주민들에게 피란을 권유하고 있다. 사치스러운 독재자만 제거하면 평화와 민주주의, 그리고 번영이 올 줄 알았지만 리비아는 지금도 내전 상태다. AP=연합뉴스
민주주의 시도와 좌절 10년, 세계에 교훈

북아프리카 국가 튀니지의 중부 시드 부지드의 중앙우체국의 벽에 무함마드 부아지지의 초상이 그러져 있다. 부아지지는 2010년 12월 17일 노점상의 과도한 단속에 항의하며 분신했다.. 그의 분신으로 튀니지에서 가난과 실업에 항의하느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이는 중동과 아랍권 전역으로 확산해 '아랍의 봄'을 이끌었다. AFP=연합뉴스
가난·실업의 뒤에는 체제모순 있다 인식
분신 소식이 전해지면서 튀니지 전역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처음에는 빈곤층과 일자리를 얻지 못한 청년들이 주를 이뤘지만, 곧 모든 계층으로 파급됐다. 시위는 빈곤과 실업, 과도한 공권력에 대한 불만과 분노로 시작됐지만, 그 배경에 독재와 권위주의라는 체제모순이 자리 잡고 있음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는 인권침해·부패·도둑정치로 이어져 가난한 나라를 더욱 가난하게 한다는 시민 인식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정권 타도’를 시위의 목표로 자리 잡았다.

리비아의 뱅가지에서 2011년 10월 23일 벌어진 대규모 시위. AP=연합뉴스

2011년 1월 16일 튀니지의 한 도시에 설치됏던 제인 엘아비디네 밴 알리 대통령의 사진이 찣어져 있다. AP=연합뉴스
튀니지, 독재자 벤 알리 망명 뒤 민주정부
튀니지에선 338명이 시위 도중 숨졌으며, 벤 알리의 망명 이후 과도정부가 들어서서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새 헌법을 제정해 정권은 물론 권위주의 체제까지 교체했다. 튀니지는 지금까지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 무아마르 가다피 리비아 지도자,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2010년 아랍-아프리카 정상회의에 참석한 모습이다. 장기집권 독재자인 세 명은 2011년 아랍이 봄 와중에 권좌에서 물러나거나 제거됐다. AP=연합뉴스
가다피, 비참한 최후…리비아 내전 수렁
리비아에선 시위대와 집권 가다피 세력과의 충돌이 내전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2011년 9400~2만 명의 희생자를 냈다. 그 뒤 2014년에는 동부 벵가지와 서부 트리폴리의 지역 갈등, 200개가 넘는 부족 간의 대결, 급진 세력의 침투, 군벌의 대두가 겹치면서 다시 내전이 벌어져 87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이 내전과 분열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2011년 1월 28일 이잡트 카이로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 AP=연합뉴스
이집트 새 정권, 국민 뜻 무시하다 또 시위사태
이집트는 무바라크 실각으로 자유 선거를 거쳐 모르시를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하지만 자유 선거로 집권한 세력도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국민의 뜻을 제대로 묻지 않고 급진적인 이슬람 개혁을 추진하다 대규모 반대시위가 벌어졌다. 선거로 권력을 차지하는 것만 생각했지, 민주주의 확대 과정에서 국민의 뜻을 묻고 동의와 합의를 구하면서 체제 개혁을 전환하는 법을 몰랐다. 오로지 자기만 옳다고 믿고 자기 뜻대로 나라를 이끌려다 국민의 저항을 부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가 이끄는 군부 쿠데타로 정권이 전복됐다. 엘시시는 선거를 거쳐 대통령에 올랐다. 이집트에는 권위주의가 다시 복귀했다.

2011년 2월 22일 예멘의 사나에서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 AP=연합뉴스
예멘, 독재자 물러나고 국가운영 미숙 속 내란
예멘은 살레가 물러난 뒤 집권한 하디 대통령이 제대로 국정을 운영하지 못하면서 후티 반군의 봉기로 이어졌다. 하디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수니파 연합군의 지원을 받아 시아파인 후티 반군을 진압하려고 시도했지만, 오히려 반군에 밀리고 있다.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아 탄도미사일을 확보해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발사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런 후티 반군 장악 지역을 봉쇄했으며 이곳 주민들이 기아와 콜레라 등으로 고통받으면서 국제 인도주의 구호단체의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일부 예멘 난민은 한국에까지 왔다.

2012년 11월 17일, 시리아 이드리브에서 반군이 정부군을 향해 트럭에 장착된 기관포를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군주국가 무풍지대…시리아 내전 21세기 비극
중동 군주국에선 아랍의 봄 이후 의료복지 등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 한국에서 관련 수출이 늘었다.
아랍의 봄은 생각지도 않았던 비극을 불렀다. 바로 내전이다. 리비아와 예멘의 내전은 아랍의 봄으로 바뀐 정권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시차를 두고 벌어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이 유혈 진압하면서 시민들이 스스로 무장하고 대항하면서 확대됐다는 점에서 다른 내전과 궤를 달리한다. 하지만 비극과 인명 희생이라는 측면에선 동일하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시리아 내전으로 정부군과 친정부 민병대가 13만~18만 명이 숨졌으며, 반군도 8만5000~14만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민간인은 11만6000~11만8000명이 희생됐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760만 명에 집을 잃고 살던 곳을 떠났으며 이 가운에 511만 명은 외국으로 떠나 난민이 됐다. 시리아 내전은 21세기 최악의 인권 유린의 비극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와 이란은 이런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했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예멘의 사나에 그려진 벽화. '자유는 민중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구호를 영어와 아랍어로 적고 장식을 덧붙였다. AP=연합뉴스
아랍의 봄 원인인 독재와 경제난은 여전
아랍의 봄이 시작된 튀니지는 3295달러(123위)이며 이웃 알제리는 3331달러(121위)에 그쳤다. 권위주의 정부가 전복된 뒤 쿠데타로 군사정권이 들어선 이집트도 3561달러(114위) 수준이다. 내전이 벌어진 리비아는 산유국임에도 3282달러(124위), 시리아는 2114달러(137위), 예멘은 645달러(174위)로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아랍의 봄에 이어 2019년 군사 쿠데타로 권위주의 정권을 교체한 수단은 735달러(170위), 2020년 백향목 혁명이 벌어진 레바논은 2745달러(28위)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랍의 봄으로 개헌 국민투표를 치르고 개혁에 나선 모로코는 3121달러(125위)에 머물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2011년 2월 2일 반정부 시위대(윗쪽)과 친정부 시위대(아랫쪽)이 충돌하려는 순간이다. AP=연합뉴스열린
유가 2011년의 40%선…중동 다시 불안
특히 국제유가는 아랍의 봄 당시와 비교해 현재 40% 수준으로 상황이 당시보다 더욱 악화했다. 글로벌 통계사이트 스테이티스타(statista.com)이 정리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연도별 평균 유가 추이를 보면 선명하게 드러난다. 배럴당 2010년 77.38달러, 2011년 107.46달러였으나 2012년 109.45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16년 40.76달러로 바닥을 친 뒤 2017년 52.51달러, 2018년 69.48달러, 2019년 64.04달러로 어느 정도 회복했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침체와 석유 수요 하락으로 OPEC의 평균 유가는 40.47달러로 다시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산유국들이 국민을 달랠 복지 자금이 부족해지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석유를 판 돈을 모아둔 엄청난 국부펀드를 운용하지만 이를 털어서 쓰기는 곤란한 상황이다. 의료 등 복지 혜택이 줄면 민심이 흉흉해질 가능성이 커진다. 그나마 산유국들은 코로나 환자를 무료 진료하거나 거액을 선투자해 백신을 다량 확보하는 등 노력을 할 수는 있다.

2010~2011년 아랍의 봄 당시 시위가 벌어진 지역. 사진=위키피디아
바이든 행정부, 예멘 내전 종식 앞장설 듯
이런 와중에 이 지역에는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이 여전히 존재한다. IS는 미군과 이라크군, 쿠르드족의 공세로 지역적 근거지를 일었지만, 워낙 네트워크 조직이다 보니 언제라도 다시 발호할 수 있다. 이들은 중동·아랍권은 물론 서구까지 위협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일부에서 세속주의 정부체제를 이슬람주의 체제로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터키가 대표적이다. 세속주의 국가로 시작한 터키 공화국은 히잡 쓰기가 일반화하는 등 이슬람주의 물결에 휩싸이고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권이 중동에서 발을 빼려 하자 힘의 공백을 틈타 터키는 민족주의와 권력집중을 강화하고 오스만 패권주의 복귀 움직임을 보인다.

이라크 민병대가 2016년 10월 20일 북부 모술에서 개인 화기를 들고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를 물리친 것을 자축하고 있다. 아랍의 봄은 중동에 전혀 예기치 못한 사건을 줄이어 가져왔다. AP=연합뉴스
중동 다양한 변화, 전 세계 타산지석으로
하지만 ‘아랍의 봄 ’이후 지난 10년간의 민주주의라는 이상을 실현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와 독재·부패·권위주의의 회복 탄력성을 고스란히 보여준 시기로 기록될 것이다. 아울러 민주 선거로 선출된 새로운 권력자가 자신이나 지지세력의 고집을 앞세우며 국민의 뜻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독단적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할 경우 민주주의가 어떻게 훼손되는지도 보여줬다. 이렇게 중동은 세계사의 타산지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도 더욱 적극적인 중동 외교가 필요하다. 지난 10년간의 중동사태를 새롭게 분석해 국제관계는 물론 대북정책에서도 참조해야 할 것이다.
채인택 국제전문기자 ciimccp@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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